프렉탈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케이스 리뷰 (Fractal Design Meshify 2 Compact) REVIEW / 04-15
스웨덴 장인들이 만드는 명품 케이스, 그 압축판
프렉탈 디자인의 케이스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묵묵히 고집스러운 자신들만의 제품을 만드는 스웨덴 디자이너들이 떠오릅니다. 대부분의 케이스 회사들이 개성을 잃고 유행을 따라가기 바쁠 때, 프렉탈 디자인은 여전히 프렉탈만의 케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LED도 없는데 유럽 감성이 묻어있고, 굉장히 실용적이며, 모듈형에 집착하죠. 그래서 한마디로 이 케이스는 비싸고, 좋습니다.
하지만 프렉탈의 실용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더 낮춘 케이스는 없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인 Fractal Design Meshify 2 Compact 케이스가 바로 그 대답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Meshify 2 C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제품이죠. 마치 형제 제품의 크기만 압축시켜놓은 듯, 기능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가격을 무려 7~8만 원 가까이 낮췄습니다.
과연 이번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케이스는 어떤 제품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제품도 다양한 색상과 옵션으로 출시되었는데요. 화이트 / 그레이 / 다크 색상의 섀시 컬러와 솔리드 / 다크 틴팅 / 라이트 틴팅 / 클리어 틴팅 등 각 섀시 컬러에 맞는 사이드 패널이 존재합니다.
1. 제품 디자인
전체적인 디자인은 메쉬파이 2 시리즈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외형입니다. 한 가지 큰 변화는 바로 서버형 레이아웃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가로 크기를 상당히 줄인 모습인데요. 일반적인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에서는 충분한 수준의 미들타워 사이즈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앵귤러 메쉬 스타일의 전면 패널입니다. 메쉬파이 시리즈는 블랙 다이아몬드가 연상되는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 패턴이 상징과도 같은데요. 이러한 디자인적 완성도가 높은 전면 패널 덕분에 LED가 없어도 케이스 자체에서 아름다울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2. 사이드 및 내부 인테리어
리뷰에 사용된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제품은 블랙 틴트가 적용된 강화유리 사이드 패널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내부 부품이 거의 안 보일 만큼 어두운 틴팅이라서 화려함보다는 정숙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며, LED가 탑재된 제품들을 눈부시지 않도록 밝기를 조절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과한 LED가 부담스러울 때 선택하기에도 좋습니다. LED가 이쁘긴 이쁘지만 밤일 때나 혹은 아주 가끔 끄고 싶은 경우가 생기잖아요? 블랙 틴팅은 그런 현상을 확실히 줄여주기 때문에 LED를 질리지 않게 해주거든요.
사이드 패널의 개폐 방식이 매우 간단합니다. 단순히 손잡이를 바깥쪽으로 밀면 열리는 방식이죠. 반대로 약간의 힘만 주어서 닫으면 단단하게 고정이 되구요. 손나사 방식에 비해서 개폐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튀어나온 부분이 적어서 디자인적으로도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개폐 방식의 사이드 패널은 볼 헤드를 강화유리와 결합하는 공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 유일한 단점입니다.
전면에는 120mm 팬 3개 / 140mm 팬 2개 / 280, 360mm까지의 라디에이터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면에 팬 3개를 장착하려면 하단에 덮개를 제거하면 되는데요. 하단 덮개는 전면 팬 3개 사용 유무에 따라서 깔끔하게 덮개를 사용할지, 또는 쿨링을 보강할지 선택할 수 있게 만든 점이 눈에 띕니다.
후면에는 120mm 팬 1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케이스의 번들 팬은 Dynamic X2 GP-12 / GP-14로, 정숙하면서도 높은 쿨링 성능을 그대로 탑재했습니다.
하단에 파워서플라이 덮개 부분은 별도 브라켓을 사용한다면 SSD를 추가로 2개 더 탑재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므로 더 많은 저장 장치를 탑재하고자 하는 유저에게 유리합니다. 브라켓이 장착되어 있지 않을 때는 기하학 패턴이 보이는데요. 파워서플라이 쿨링에 도움을 주는 기하학 패턴 타공이 인상적입니다.
3. 전면 디자인
케이스의 얼굴과도 같은 전면 디자인은 앞에서도 설명한 앵귤러 메쉬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메쉬 케이스는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은데요. 사계절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특성상 여름에는 내부 부품의 온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 유저들이 전면 메쉬스타일의 케이스를 선택해서 내부 부품의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서 게임 프레임 유지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케이스를 선택합니다.
하단에는 Fractal의 신형 로고가 보이는데요. 역시나 프렉탈 답게 단순한 로고로만 남겨두진 않았습니다. 바로 전면 개폐를 위한 손잡이로 설계했죠. 메쉬 케이스는 쿨링에 중점을 둔 만큼 먼지가 쌓이기 쉬운데요. 케이스는 그 특성상 굉장히 무겁기 때문에 분리가 되지 않으면 간편한 청소가 어려워지고, 즉 유지 보수에 큰 악영향이 생깁니다. 먼지가 쌓이면 쿨링에도 안 좋고 내부 부품의 수명도 갉아먹기 때문에 메쉬 케이스를 선택할 때는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 처럼 청소가 간편한지를 우선적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전면 패널은 개폐할 수 있는 도어의 역할을 넘어, 힘을 주면 완전히 분리가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잠시 케이스의 청소가 필요하면 패널만 분리해서 물로 씻고, 말리고 다시 장착하면 되는 것이죠. 저가형 메쉬 케이스는 이러한 분리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 추후 청소를 해야 할 때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4. 상단 디자인
상단도 역시나 메쉬 스타일의 철망이 적용되었습니다. 전면에 비해서는 의외로 평평하고 심심한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넓힐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넓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광활해 보이는 메쉬 면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면 IO 패널에는 전원 버튼과 리셋 버튼, 3.5파이 마이크 및 헤드셋 단자, Type C USB 단자와 USB 3.0 단자가 존재합니다. 요즘 들어 점점 사용하는 곳이 많아지는 이 Type C 단자를 통해서 스마트폰 고속 충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기가 멀리 있을 때 컴퓨터 옆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기에도 용이합니다.
GIF 사진을 통해서 상단부분의 3단 해체 과정을 보셨는데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메쉬 형태의 케이스는 먼지 제거가 간편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우선순위입니다. 그래서 가장 바깥에 상단 패널과 내부에 먼지 필터를 모두 간편하게 분해할 수가 있죠. 상단은 전면보다도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이므로 자주 청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먼지 필터를 분리하면 그 아래에 팬 장착 부분도 분리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프렉탈 디자인의 케이스들은 대체로 상단의 여유 높이가 낮은 편이라서 두꺼운 라디에이터 설치 시 제약이 생깁니다. 대신 조립 편의성을 극대화하고자 모듈형으로 설계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죠. 상단 모듈형 설계 덕분에 이미 조립이 완성된 본체에서 상단의 팬이나 라디에이터만 교체하려고 할 경우 메인보드를 분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5. 후면 패널
후면 사이드 패널은 블랙 색상의 솔리드 타입입니다. 차음을 고려하지는 않았으므로 철판의 두께는 그다지 두껍지도, 너무 얇지도 않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단차가 딱 맞아떨어지는 프렉탈의 마감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패널을 열면 선 정리를 위한 벨크로가 6개 탑재된 선 정리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군요. 기존 메쉬파이 2와의 차이점은 번들 팬 허브가 미탑재되었다는 점과 하단의 파워서플라이 케이블 가리개가 없다는 정도가 있습니다. 사실 하단의 케이블 가리개는 어차피, 솔리드 타입의 패널로 닫으면 보이지가 않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조립의 편의성과 케이블 정리의 끝판왕을 보여주기 좋도록 곳곳에 케이블 정리 홀이 존재하고, Fractal 로고가 들어간 케이블 타이도 센스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단에는 파워서플라이에 케이블을 가리기에 충분히 여유 있는 공간이 있고, 그 옆으로는 하드디스크 또는 SSD 탑재를 위한 저장 장치 공간, 그리고 옆면에는 SSD 탑재를 위한 전용 슬롯이 2개 보입니다.
6. 하단 및 후면
후면의 모든 바람구멍이 일관성 있는 디자인 패턴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저렴해 보이지 않는 게 정말 좋습니다. PCIe 슬롯 덮개도 재사용이 가능한 타입이며 여기에도 같은 패턴이 들어가 있죠. 후면에 140mm 케이스 팬이 탑재 불가능한 것이 살짝은 아쉽습니다. 물론 가능했다면 케이스가 다소 뚱뚱해 보였을 겁니다.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마는, 프렉탈디자인의 케이스들은 대체로 파워서플라이도 그냥 조립하는 법이 없습니다. 가이드에 먼저 장착한 다음, 추후 손나사로 파워서플라이를 쉽게 분리가 가능해지도록 모듈 형태로 만들었죠. 사람마다 활용 방식이 다를 수는 있겠으나, 저는 조립을 모두 끝내고 난 뒤에 케이블을 다시 정리해야 할 때 파워서플라이를 쭉 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유용했습니다.
하단에도 역시 먼지 필터가 들어가는데요. 하단에 팬이 탑재되는 것은 아니지만 파워서플라이의 팬을 통해서 하단 흡기를 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전면에서 들어온 먼지가 쌓이기도 하는 만큼, 하단 먼지 필터도 가끔씩 청소가 필요합니다. 사진처럼 전면 방향으로 먼지 필터 분리가 가능합니다.
7. 조립 사진
조립을 모두 마친 뒤에 모습입니다. 프렉탈 디자인의 케이스인 만큼 LED가 탑재되지 않은 구성을 해봤는데요. 전체적인 구성이 시원시원해 보일 수 있는 빌드를 시도했습니다. 선 정리 공간은 여유가 12mm 정도 되기 때문에 두꺼운 슬리빙 연장 케이블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널이 여유 있게 닫혔습니다. 또 메쉬파이 시리즈 특유의 전면 상단 전원 LED 바가 있는 것도 멋스럽군요.
8. 총평
메쉬파이 시리즈는 앵귤러 메쉬 스타일의 전면 패널을 탑재해서 냉각 쿨링에 중점을 둔 케이스로,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탑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케이스입니다. 저는 사실 이 메쉬 형태의 케이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메쉬파이의 앵귤러 스타일 패널을 보고 그런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된 계기기도 합니다. 그동안 메쉬 케이스라서 못생긴 게 아니라, 그냥 디자인이 안 예뻤던 거구나! 하고 말이죠.
물론 예쁘게 메쉬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설계를 포기하면 됩니다. 전면 먼지 필터를 분리가 불가능하게, 또는 분리가 불편하게 만드는 대신 디자인적 요소를 많이 가미하는 것이죠. 하지만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시리즈는 이를 비웃듯, 예쁘게도 만들고 분리도 쉽게 만들었습니다.
메쉬 케이스는 깔끔한 멋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저의 고정관념을 프렉탈 디자인 메쉬파이 2 컴팩트가 깨버렸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분도 공감하시나요? 특히 컴팩트 시리즈는 크기를 줄이고 몇 가지 비싼 편의성 옵션을 제외하는 대신 7~8만 원 낮춰서 진입 장벽을 상당히 낮췄습니다. 하지만 실용성과 성능은 그대로 가지고 왔기 때문에 그동안 프렉탈 디자인의 케이스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조금 더 작은 크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택을 원했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사용기는 서린씨앤아이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제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